남성희 시인 / 산길
산을 오릅니다 산기슭의 길은 넓고 편합니다 그래서 당신과 함께 나란히 걸으며 세상을 이야기 합니다
간혹은 손을 잡고 마주보며 웃음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길은 좁고 가파릅니다
당신과 함께 나란히 걸을 수 없습니다 혼자 걷지 않으면 안됩니다 혼자 걷는 산길은 오를수록 비탈져 숨이 막힙니다
앞서가는 당신의 뒷모습이 가물거리며 사라집니다 마지막 길은 혼자라는 것을 처음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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