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만 시인 / 조르바
기쁠 때도 춤을 춘다 슬플 때도 춤을 춘다
어느 날은 늙은 여가수의 지아비가 되고 어느 날은 싸움판에서 귀를 물어뜯기고 어느 날은 악기처럼 엎드려 엉엉 운다 화가 나면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 자존심 상하면 꼬리뼈 부근이 찌르르
그가 노래를 부르면 포도주가 익고 빵이 부푼다
캄캄하게 저문 세상 먼지 구덕 더듬더듬 환하게 밝히는 촛불 하나
아름다운 지중해 수정같이 빛나는 크레타를 위해
스스로 길이 되어 눕는다
시집 『케이블카를 타고 달이 지나간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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