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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강미영 시인 / 시인

by 파스칼바이런 2021. 10. 8.

강미영 시인 / 시인

 

 

바람이 부르면

 

맨 먼저 대답하고

그러나 맨 나중 가는 자여

 

아픔도 때로 기쁨이 되면

고통에 대한 보답도 있음을

 

그 중 먼저 알고

그 중 먼저 늙는 자여

 

매양 차오르는 눈물 아끼며

아끼며 걷는 자여

 

빈곤과 무명을 자맥질하며

어둠 속을 어둠 속을 꿈꾸며 가는 자여

 

어느 날엔가

허망한 노동으로 채워질 빈 그릇

 

그러하나

그 사랑 잠재울 길 없는 해일의 바다

 

신생의 배를 떠나 보내는 항구여

끝없이 떠도는 바람의 넋이여

 

내 그림자여

 

 


 

강미영 시인

전남 여수産. 198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꽃이 죽어가는 이유>. 現, 캐나다 토론토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