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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장병훈 시인 / 압화,아파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1. 11. 25.

장병훈 시인 / 압화,아파

 

 

압화(壓)를 본다

눌림꽃이 되던 그 순간을 생각한다

 

자신을 뭉개지 않고는 피어날 수 없는 꽃

압화

 

압화,하고 소리 내어보면

아파,가 된다

 

그도 나의 눌림꽃이었을까

나는 누군가의 눌림꽃이었을까

 

가슴 눌려보지 않은 사랑은

꽃으로 피어날 수 없다

 

누군가의 연원한 꽃이 되기 위해서

꽃은 절정의 순간에 자기 몸을 던진다

 

-장병훈 시집 「붉다」, 황금우물 16페이지 수록

 

 


 

 

장병훈 시인 / 붉다

 

 

세상에서 가장 어린 발목을 가진

봄비, 다녀가신 후 홍매 피어나셨다

 

그대 잠시, 내 안에 다녀가신 후

가슴 속 붉은 밑줄 ,영 지워지지 않듯

 

-장병훈 시집 「붉다」, 황금우물,14페이지 수록

 

 


 

장병훈 시인

1962년 경북 성주 출생,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 2006년 《현대시문학》 추천완료. 2008년 『심상』신인상 수상. 시집으로 『붉다』(황금우물, 2013)과 동인시집 『급습』 (해성출판사, 2010) 외 다수. 현재 <詩作나무>동인, 현대불교문인협회 회원. 선화여고 국어교사로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