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자 시인 / 저마다
궁금하고 궁금하여 우리 집 매화나무는 자꾸 담장 밖으로 몸을 내밀고
궁금하고 궁금하여 옆집 강아지는 연방 개구멍 안팎을 들락이고
궁금하고 궁금하여 디지털 우리는 손녀는 스마트폰 들고 배낭여행 떠나고
궁금하고 궁금하여 아날로그 나는 돋보기 쓰고 아침 신문지를 읽는다
허영자 시인 / 겨울 햇볕
내가 배고플 때 배고픔 잊으라고 얼굴 위에 속눈썹에 목덜미께에 간지럼 먹여 마구 웃기고
또 내가 이처럼 북풍 속에 떨고 있을 때 조그만 심장이 떨고 있을 때 등어리 어루만져 도닥거리는
다사로와라, 겨울 햇볕.
- 1977년 시집 <어여쁨이야 어찌 꽃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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