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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안영옥 시인 / 모과에 그 어머니가 보인다

by 파스칼바이런 2022. 1. 21.

안영옥 시인 / 모과에 그 어머니가 보인다

 

 

땅의 살이 굳어지면 길이 된다

많이 밟힐수록 좋은 길이 된다

 

어머닌 굳은 손으로 뜨거운 냄비를 덥석 집어 올리나

난 아직 뜨거운 밥그릇 하나 들지 못 한다

 

굳는다는 건 수많은 길들이 내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것 책상 위 모과가

굳어가면서 향기가 더 진해지고 있다

 

어머니는 나를 위해 그 뜨거운 것을

덥석 집어 들어 주는 사람이다.

내가 할 수 없는 그 일을 어머니는 기꺼이 대신해 주는 것이다.

 

어머니는 그 이름만으로도 의지가 되고

모성은 세파를 이겨나갈 원동력이 된다.

 

 


 

안영옥 시인

2002년 《시와 시학》 신춘문예 당선되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서사시 『소서노』와 『나, 진성은 신라의 왕이다』, 『칼』과, 창작동화로 『강감찬과 납작코 오빛나』, 동화『금방울전』 등이 있음. 성균문학상, 바움문학상 작품상, 만해 '님' 시인상 우수상, 김구용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