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호기 시인 / 할머니는 마당에 붉은 고추를
할머니는 마당에 붉은 고추를 넌다 베지 않은 키 큰 옥수수나무가 서 있고 누렁 빛 들판에는 풍성한 예감이 있다 먼데 산이 선명하다 형은 펌프 옆에서 양말을 빨고 하, 참 이 가을엔 햇빛의 뼛속까지 보이는구나
채호기 시인 / 북극의 얼음
내 몸은 북극의 얼음처럼 천천히 녹아내리고 녹는 무게만큼 제 부피를 늘려가는 찬 바다 깊은 밑바닥의 귀머거리 고기여 너는 모르는 구나 내 몸을 먹고 네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너는 모르는 구나 내가 조금씩 조금 씩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을
시집 - 슬픈 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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