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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근 시인 / 에스컬레이트
이런 것을 타본 적이 있다
몇날 며칠밤을 긴 침묵의 행렬속에 끼어 걸어본 적이 있다
안심하고 오라는, 화실표가 가리키는 저 너머에는 필경 시퍼런 작둣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이 올라왔다
시집 - 오래전에 죽은 적이 있다 (천년의 시작)
정병근 시인 / 옻나무
여차하면 가리라 옷깃만 스쳐도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너에게 확 옮겨 붙으리라 옮겨 붙어서 한 열흘쯤 두들두들 앓으리라
살이 뒤집어지고 진물이 뚝뚝 흐르도록 앓다가 씻은 듯이 나으리라
네 몸 속의 피톨이란 피톨은 모조리 불러내리라 불러내어 추궁하리라
나는 지금 휘발유 먹은 숨결, 너를 앓고 싶어 환장한 몸
시집- 오래전에 죽은 적이 있다(천년의 시작)
정병근 시인 / 내 사랑은
내 사랑이 슬픈 것은 내 앞의 그대가 어느 날 갑자기 내 곁을 떠나서가 아니라 세월이 흐르는 것이다
그토록 환한 얼굴 보이지 않고 귓전에 재잘대는 그대의 목소리 더 이상 들리지 않는 것이다
진정 내 사랑이 뼈아픈 것은 내가 늙고 병들었을 때에도 그대는 옛 모습 그대로 내 안에 고스란히 있는 것이다
내 사랑이 정녕 두려운 것은 그대가 나를 버리고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 내가 보고 있는 앞에서 죽음보다 환하게 웃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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