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수 시인 / 나의 삶
누군가는 말합니다. 잊고 살라고,
또 누군가는 말합니다. 버리고 살라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말합니다. 떠나서 살라고,
그러나 나는, 잊고 살수도, 버리고 살수도, 떠나서 살 수도 없습니다.
내 인생은 햇님을 향한 해바라기 삶으로 오직 나만을 마주 보며 살다 간 아내 사랑에 단단히 묶여있기 때문입니다.
오철수 시인 / 떠나는 4월
4월이 떠나려 합니다.
노랑 저고리 분홍치마 훌훌 벗어던져 버리고 왔던 길 되돌아 떠나려 합니다.
숨 가쁘게 피어올랐던 꽃들이, 4월의 꽃들이 하나, 둘 스러져가고
골짜기를 들쑤시고 구름처럼 피어오르던 산 벚꽃들조차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십리 벚꽃길이 눈앞인데, 꽃길 한번 걸어보지 못한 할머니 남새 밭 풀 고르시는 호미 끝에서 5월의 흙냄새가 폴폴 피어오릅니다.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정인 시인 / 비망의 다른 형식 (0) | 2022.04.17 |
---|---|
정성욱 시인 / 구운몽, 그 꿈에 대한 유폐의 詩 외 1편 (0) | 2022.04.17 |
정병숙 시인 / 저녁으로의 산책 외 3편 (0) | 2022.04.17 |
김미승 시인 / 거미를 사유하다 외 1편 (0) | 2022.04.17 |
여성민 시인 / 루터 외 1편 (0) | 2022.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