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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은진 시인 / 꽃이었음 좋겠다 외 2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5. 13.

최은진 시인 / 꽃이었음 좋겠다

 

 

언제나 꽃이었음 좋겠다

 

바라봐 주지 않아도 꽃잎 활짝 피우는

고운 꽃이었음 좋겠다

 

네 곁에 피지 못해 가슴아파도

그저 피는 일이 사랑인줄 아는

한 송이 작은꽃

 

홀로 피는 세월 속에 내 향기 잊혀져도

너의 가슴속에 피고 지는

꽃이었음 좋겠다

 

어느날 모습 그리 시들어가도

너를 기다리다 죽어도 좋을

 

언제나 나는 네게

소소한 꽃이었음 좋겠다

 

(시집 조금은 쓸쓸한 오후 -2부 마지막 장)

 

 


 

 

최은진 시인 / 나팔꽃

 

 

홀로 오른다는 건

나팔꽃 덩굴처럼 나를 안고

조용히 오르는 것이라네

 

햇살이 비처럼 쏟아져도

제 상처 움켜쥐고

가만히 흔들리는 것이라네

 

홀로 오른다는 건

내 가슴속 씨앗으로 움튼 너를 안고

속없이 기다리는 것이라네

 

사랑이라는 건

나팔꽃처럼 돌아서지 않고 너를 두고

홀로 오르는 것이라네

 

 


 

 

최은진 시인 / 마지막 잎새

 

 

대롱이는 이파리

마지막 잎새가 아니라고

바람에게 말한다

 

세상의 모든 숲과 나무

개울과 오솔길 돌아 여기까지 왔다고

바람이 말한다

 

지는 것은

별이 누웠다 일어나는 일

꽃잎 오므렸다 활짝 피는 일

 

아무것도 아니라고

낙엽이

바람처럼 말한다

 

 


 

최은진 시인

1974년 부산 보수동 출생.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전공. 2017년 한올문학 시 부문 등단. 2019년 계간 《서정시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나주지부 회원. 나주문인협회 회원. 시집 <조금은 쓸쓸한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