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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례 시인 / 가진 것
몽골의 초원에서 나는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가능한 덜고 버리고서, 빠드득 물기 마른 지평선 한 자락 몰고 올라가 산뚯하게 걸린 무지개처럼 정말이지 몸이 가벼워지는 것. 지구라는 행성에 나란히 동거하면서도 우린 서로 가진 것이 달랐지요. 몇 마리의 양과 말, 한 나절이면 거뜬히 접어 길을 떠났다. 발 닿으면 다시 세우는 서너 평 남짓한 '겔'. 고작 그 안을 채울 만큼이 온 가족이 가진 것 전부. 그러기에 몽골의 유목민에게는 짙푸른 하늘과 끝없는 초원, 머리 위로 열리는 밤하늘의 수박만한 별들. 이 모두가 다 그들 차지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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