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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한성례 시인 / 가진 것

by 파스칼바이런 2022. 5. 13.

한성례 시인 / 가진 것

 

 

 몽골의 초원에서 나는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가능한 덜고 버리고서, 빠드득 물기 마른 지평선 한 자락 몰고 올라가 산뚯하게 걸린 무지개처럼 정말이지 몸이 가벼워지는 것. 지구라는 행성에 나란히 동거하면서도 우린 서로 가진 것이 달랐지요. 몇 마리의 양과 말, 한 나절이면 거뜬히 접어 길을 떠났다. 발 닿으면 다시 세우는 서너 평 남짓한 '겔'. 고작 그 안을 채울 만큼이 온 가족이 가진 것 전부. 그러기에 몽골의 유목민에게는 짙푸른 하늘과 끝없는 초원, 머리 위로 열리는 밤하늘의 수박만한 별들. 이 모두가 다 그들 차지였지요.

 

 


 

한성례(韓成禮) 시인.번역가

1955년 전북 정읍 출생. 세종대학교 일문과와 同 대학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일본 전공) 석사 졸업. 1986년《시와 의식》 신인상으로 등단. 저서로는 한국어 시집 『실험실의 미인』,  일본어 시집 『감색치마폭의 하늘은』, 『빛의 드라마』 등과 번역서로는『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1리터의 눈물』 『달에 울다』 『파도를 기다리다』 등과 일본시집을 한국어로, 정호승, 박주택, 안도현 등 한국시인의 시집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등 다수의 시집 번역. ‘허난설헌문학상’과 일본에서 ‘시토소조상’ 수상. 현재 세종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