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영 시인 / 딥페이크 연애
얼굴이 얼굴방울로 매달려 있다 진짜 같은 가짜 표정 몰입하는 물방울, 불면하는 물방울 떨어지면서 몸이 붙은 다른 얼굴들 격정의 동영상들이 출렁인다 얼굴 없는 연애는 음성으로만 흐르는 것 요동치면 요동치는 눈썹처럼 수만 갈래의 길이 생겨난다 너무 밀착해서 보이지 않는 길 표정으로 바꿀 수 없는 길 이 순간이 저 순간을 해독할 수 있을까 두근거림이 없는 심장들 방금 두 겹구름 얼굴이었는데 소낙비가 쏟아진다 너는 특정인, 나는 궁극에 홀로인 자 너는 숨는 자, 나는 내 안에서 너를 쫓는 자 너는 나의 합성 조합들 독은 살기 위해 번지는 것일까?
계간.『시와 사람』 2021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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