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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남희 시인 / 담쟁이덩굴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7. 25.

김남희 시인 / 담쟁이덩굴

 

 

기댈 곳만 있으면

어디든 눈치 안 보고

아름다운 사랑 펼치는

네가 정말 부럽다

 

사랑한다면

너처럼 당당하게

그를 꽉 잡을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말이지

너처럼 그렇게 멋진 사랑 못 펼칠까봐

아름다운 벽화 아닌

귀찮은 풀넝쿨로 다 뜯겨질까봐

 

그래도 나는 희망이 있단다

언젠가 나도 너처럼

영원한 사랑을 펼칠 거란다

파아란 하늘 아래 내 사랑 넓은 가슴에

 

 


 

 

김남희 시인 / 연서

 

 

귀뚜라미 밤 새워 편지 읽는다

태워도 재만 남는

사무친 추억 하나 불러내어

 

다듬이 소리 간직한 열아홉 가시나

열병 앓던 가을 밤

뜬눈으로 쓴 편지

저문 강 뗏목처럼 저어 와 내,

마음 어둔 곳에

그윽한 꽃 냄새 풀어 놓네

 

달 밝아 더 푸른

저 혼자 달뜬 마음

귀뚜라미 울먹이며 편지 읽는다

 

속울음 소쿠리에 널어 놓은 채

 

 


 

김남희 시인

경남 사천시 삼천포 출생. 시전문지 『심상 』신인상 시 당선으로 등단. 한국가람문학상 수상. 시집 「미완성 인생」,「햇살 한 줌 사랑 하나」,「달빛이 숨어들어」 있음.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심상문학회 회원. <사림시>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