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현 시인(군위) / 설매실 명자꽃
서른한 송이 꽃들 중에 가장 먼저 별이 된 아이
가방끈 내려놓고 섬유공장에 간 명자는
봉긋한 단발머리에 두 볼 붉힌 우리 친구
그가 남긴 이름이 꽃이 되어 피고 있다
열여섯에 별이 되어 꽃받침도 못 갖추고
터질 듯 붉어진 두 볼 뜨거웁게 타고 있다
<나래시조> 2021. 겨울호
김덕현 시인(군위) / 설매실 첫눈
고독한 귓볼에 스민 입김인가 속삭임인가
사락사락 부르는 소리 너 일 듯, 너였으면 할 때
야심한 꿈길을 딛고 내 등 뒤에 눕는 숨결
고독한 설매실 마을 나를 찾은 그대여
눈 뜨면 내 온 머릿속 잊혀질 사랑인데
하이얀 말줄임표만 쌓여가는 이 밤은
- 김덕현 시조집 『한티재, 꽃 피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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