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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덕현 시인(군위) / 설매실 명자꽃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7. 26.

김덕현 시인(군위) / 설매실 명자꽃

 

 

서른한 송이 꽃들 중에

가장 먼저 별이 된 아이

 

가방끈 내려놓고

섬유공장에 간 명자는

 

봉긋한 단발머리에

두 볼 붉힌 우리 친구

 

그가 남긴 이름이

꽃이 되어 피고 있다

 

열여섯에 별이 되어

꽃받침도 못 갖추고

 

터질 듯

붉어진 두 볼

뜨거웁게 타고 있다

 

<나래시조> 2021. 겨울호

 

 


 

 

김덕현 시인(군위) / 설매실 첫눈

 

 

고독한 귓볼에 스민

입김인가 속삭임인가

 

사락사락 부르는 소리

너 일 듯, 너였으면 할 때

 

야심한

꿈길을 딛고

내 등 뒤에 눕는 숨결

 

고독한 설매실 마을

나를 찾은 그대여

 

눈 뜨면 내 온 머릿속

잊혀질 사랑인데

 

하이얀

말줄임표만

쌓여가는 이 밤은

 

- 김덕현 시조집 『한티재, 꽃 피다』 중에서

 

 


 

김덕현 시인(군위)

1962년 경북 군위 출생. 문학박사. 1997년 중앙일보에 ‘다대포 연가’를 발표한 후, 1998년 시조문학 추천으로 등단, 첫 시조 창작집 <한티재, 꽃 피다>(동학사). 창원 신월중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 ‘가락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남시조, 창원문협, 경남문협, 한국문협 회원. 한글학회 경남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