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림 시인 / 통증
꽃그늘 아래서 서성대며 배회했네 청춘의 한 때처럼 찬란한 발작 아득히 흩날리는 저 황홀한 통증 애련한 비정함도 기척없이 지나가네, 잘가라 가엾은 내 청춘, 나를 추억해다오
하우림 시인 / 평창읍 하리에서 이 세상 끝의 그대
나무들도 겨울을 탄다 그냥 떠나본 가출이었다
미칠 듯한 사랑 안타까운 칼부림 하나 없는 내가 불쌍해서 견딜 수 없었다
쓸쓸하기로 말하면 해질녘 듬성듬성 간간히 떨어져 바람에 쓸려가는 갈대만 할까
참새 떼는 대나무숲에 은신해 숨어들고 곰팡내 나는 여관방 파리한 형광등 쓸데없는 사연들이 덮고 잔 이부자리 누구에가 말을 걸고 싶은데, 평창읍 하리에도 그대는 없다
늙은 승객 서너 명 실은 마지행 완행버스 순해터진 똥강아지 장바구니에 담겨 제 발만 핥고 있다
간밤의 꿈은 내 상처를 배경으로 깔았나 처연하게 사랑하고 싶은데 배반에 턱이 떨리고, 내 나이가 위태한 데도 상식적인 조율로 묶어둔다
이제는 조바심도 금물이고 때 없는 열정도 삭여야 한다고!
이 세상 끝의 그대는 평창읍 하리에도 없고, 내 사랑이 다시 아프다
어느 집 굴뚝에서 흰 연기 피어오르면 난 그냥 마구.... 기어들어 가고 싶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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