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현 시인 / 응급센터
수납처로 접수해 주십시오 흰 가운이 펄럭이고 폭염이 가득찼다 빠르게 달려가는 마디를 따라 하얀 가운들이 이 챠트 저 챠트를 욞기고 있었다 삭제된 벽으로 쌓이고 있다 어떤 마디들은 소리가 줄을 어긋나 흐트러지고 마디들이
속살을 벗어 주세요 어떤 마디들은 합의를 거쳐 줄 을 서지 않습니다 마디는 어긋난 센터를 흐트러 뜨 리고 있었다 데스크엔 무표정한 얼굴들 흰 가운들 이 모여 든 곳 마디는 엠블런스를 보고 있습니다 어떤 마디는 느닷 없이 흰 가운의 멱살, 멱살을 잡 기도 했습니다
줄을 서세요 발자욱들은 마디들을 이리저리 옮기 고 들 끓는 폭염들이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다 마디 에서 어긋 난 사람들 마디로 들어가는 사람 씨트는 마디를 접고 있다 마디를 지나쳐 가는 사람 센터는 마디들이 흐트러져 흰 가운만 펄럭이는
김덕현 시인 / 큐브*
아침이 당도한다 아침 아래 새것 같은 하루를 마주한다 기지개를 켠다
새것 같은 오늘 빠르게 채워지는 페이지 오늘은 식지않은 모닝커피를 마신다
봄이 창틀에 꼭 끼인다 겨울은 없고
무대는 모두 비워지고 모르는 불청객들이 한꺼번에 지나간다 나는 불청객으로 사라진다 풍경들이 섞이고 유리벽앞에 잠시 놓아둔다 앨범으로 넣었다가 큐브 한조각을 책꽂이로 낙서가 그려진 벽에서 칠이 벗겨진 거울앞에 선다 오후에는
오늘을 넘기기 어려울것 같다 볼륨을 낮추고 느려지는 말들은 금방 흐려진다 그래 오늘은 빈칸들이 불청객들로 드라마를 보는 일이 가장 즐겁다
빈칸에 그림을 그린다 두두득 큐브가 잠기고 나는 빈칸 을 뛰어다니며
*큐브: 27개로된 정육면체를 같은색으로 마추는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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