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린 시인 / 새조개
잔물결 톡톡 쪼아 물든 부리 껍질을 퍼덕이며 홰를 친다 매끈한 날개 펴고 하늘을 날고 싶은 크니도스의 믿음 날고 싶다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패각을 떨쳐버리고 새가 되어 날고 싶다 부리를 뽑아 수평선 너머까지 목청껏 외쳤다 소리를 쫓아 날아온 갈매기 한 마리 쏜살같이 달려들어 그 꿈을 콕 찍어 들어 올렸다 새조개, 드디어 날개를 달다
* 크니도스 Knidos 믿음 : 에게 해에 접한 고대 그리스 도시민의 새조개 숭배 사상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왕노 시인 / 메밀꽃 바람에 일면 (0) | 2022.08.06 |
---|---|
황병승 시인 / 주치의 h 외 2편 (0) | 2022.08.05 |
전장석 시인 / 난곡동에서 죽음의 방식 외 1편 (0) | 2022.08.05 |
장성혜 시인 / 호박넝쿨 외 1편 (0) | 2022.08.05 |
김중일 시인 / 가장 큰 직업으로서의 시인 외 1편 (0) | 2022.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