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림 시인 / 숲의 연가戀歌
맑은 시냇물처럼 흘러 그대에게 가고 싶다 뜨거운 햇살이 아예 두 팔 걷고 덤벼드는 어느 날, 연초록빛 그늘을 가득 안고 그대 발밑으로 흐르고 싶다 그대의 뽀얀 속살을 내밀히 적시며 내 마음도 잠시 희열에 젖고 그럴 때면 후두둑 놀란 숲길도 돌아앉아 저희끼리 한참을 소란스러울 텐데 그러건 말건 나는 정성스레 그대 발밑에 엎드리리 그대의 눈길이 지그시 내 머리를 쓰다듬을 때 아, 나는 새처럼 노래 부르리 맑은 카나리아처럼 머리칼 나부끼며 구름처럼 하늘로 날아오르리
김림 시인 / 헛걸음
너를 보러 갔다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는 날은 언제나 흐린 오후, 해를 안고 갔다가 빛을 내려놓고 어두운 길을 더듬어 오던 그 때, 마음 걸음 휘청거리고, 길은 아득했다. 비 오는 듯 뿌옇게 다가오는 흐릿한, 나무인지 전봇대인지 그리운 너인지,
나는 자꾸 헛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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