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시인 / 다시 월정리에서
정강이 말간 곤충 반점으로 울고 있는
등 굽은 언덕 아래 마당 넓은 집이 한 채
나뭇잎 지는 소리가 작은 창을 가리고
갈대꽃 하얀 바람 목이 쉬는 저문 강을
집 나간 소식들이 말없이 건너온다
내 생의 깊은 적막도 모로 눕는 월정리
유재영 시인 / 은유로 오는 가을
1 달빛이나 담아둘까 새로 바른 한지창에 누구의 그림에서 빠져나온 행렬인가 기러기 머언 그림자 무단으로 날아들고
2 따라 놓은 찻잔 위에 손님같이 담긴 구름 펴든 책장 사이로 마른 열매 떨어지는 조용한 세상의 한때, 이 가을의 은유여
3 개미취 피고 지는 절로 굽은 길을 가다 밑둥 굵은 나무 아래 멈추어 기대서면 지는 잎, 쌓이는 소리 작은 귀가 간지럽다
<개화> 2021. 제30호 - 제12회 이호우시조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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