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내 시인 / 나뭇잎의 QR코드
참, 이상하다 내가 진정 나무이고 싶을 때 낙엽이 진다 이 세상 불을 다 먹은 듯 술을 다 마신 듯 사랑 다 가진 듯 네 곁에 내가 붉었듯이 그렇게 낙엽이 진다
진정 그것이고 싶을 때 귀도 물들고 입도 물들고 속살까지 물들어 뜨거운 낙엽이 진다 절정에 취해 몸피 가랑가랑 하지만
괜찮아, 내 곁에 네가 뜨거웠으니 그 곁에 내가 뜨거웠으니
임솔내 시인 / 염습
삼베옷 한 벌 얻으려고
옥문(玉門)까지 깨끗이 닦여 삼베 버전 삼각고깔 구름침대 종이 새끼로 목을 고아 몸뚱아리 열두 번 뒤적이며 핑크색 고름 여미는 수의(壽衣)... 입혀드리니 해어화 꽃 같다 저 삼베옷 한 벌 얻으려고 왔다 간 우리 엄마 안녕! 엄마!
혼연히 토문(土門)에 드신 날
-2016년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수수꽃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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