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대 시인 / 터미널
큰 가방을 들고 훌쩍거리던 아이가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자 늙은 여자는 달려가 까치발을 하고 아이 앉은 쪽 차창에 젖은 손바닥을 댄다 버스 안의 아이도 손바닥을 댄다 횟집 수족관 문어처럼 달라붙는 하얀 손바닥들 부슬비 맞으며 떠나는 버스를 늙은 여자가 따라 뛰기 시작한다 손바닥에 붙은 손바닥이 떨어지질 않아서
-김주대 시집 〈그리움의 넓이에 놓아둔 詩>
김주대 시인 / 구름
양떼가 이동하는 하늘을 보았다 몽골의 어느 길가 깊고 고요한 사람들처럼 잔은 양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있었다
-김주대 시집 <그리움의 넓이에 놓아둔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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