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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상훈 시인(대화) / 늦여름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24.

이상훈 시인(대화) / 늦여름

 

 

풀벌레 소리들이

길을 내고 있다

불꽃처럼 일어났다 금세 지워진다

밝은 길을 따라가다 또

길을 잃어버렸다

보르르한 강낭콩꽃 곁에서 돌아 온 새벽 한 시

혼자 떠드는 티비

잠든 룸메이트

라면에 소주 한 병

줄무늬 사각 빤쓰에

떨어진 라면 국물

쓰르르 쓰르르

길 일어나는 소리

사내, 다시 문 나서는 소리

 

 


 

이상훈 시인(대화)

강원도 대화 출생. 2011년 <딩아돌하> 여름호에 "손" 외 4편으로 신인상 수상. 목회직 10년을 접고 시인으로 평범하게 산다. 시집 <가재가 부르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