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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상훈 시인(시조) / 녹차 한 잔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24.

이상훈 시인(시조) / 녹차 한 잔

 

 

정한 물에 몸을 풀어

향기 얹은 녹차 한 잔

 

손에 손길 맞닿아서

인연 따라 내 손 안에

 

하던 일 돌이키면서

여유로움 데운다

 

선참 깬 온갖 상념

머무르는 이 순간

 

옹달샘 한 표주박

나그네 쉬게 하듯

 

마음을 도스르도록

자리 내어 앉힌다

 

 


 

 

이상훈 시인(시조) / 귀향

 

 

산바람 솔솔 불어 지는 해 잠재우고

쟁반 같은 보름달이 환하게 여는 길을

맘 먼저 앞서 가면서 재촉하는 고향길

 

추억의 개울물은 풀섶으로 숨어들고

개구리 단잠 깨어 폴짝폴짝 뛰는 그 길

흰 구름 산 너머 흩어져 달빛 어린 고향길

 

풀벌레 이야기로 전설 같은 달이 뜨고

어깨춤 절로절로 흥겨움에 젖는 밤은

이 마음 도로 어려져 돌아갈 줄 모른다.

.

 


 

이상훈 시인(시조)

1998년 <시조문학> 등단, 시조집 <석교石交를 다짐하며> 등. 부산시조시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