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술랑 시인 / 휴지통
어지러움이 거기 고여 있다 들여다보면 이 방안 것 모두 쓸어 그 속에서 밸밸 돈다 우물 깊은 곳을 들여다본다 거기 달도 떠 있다 언젠가는 우리가 그 곳을 통하여 가야할 길도 뵌다 그렇게 들여다보니 내 머리칼 산발이다 어지럽다
-임술랑 시집 <상 지키기>에서
임술랑 시인 / 우리집 관세음보살
이불을 밀치고 놓은 상床 당신과 마주 앉아 겸상을 한다 축 늘어진 난닝구를 걸친 그대와 어제 저녁 먹다 남은 동탯국을 얹어 놓고 고기 토막을 서로 떠 준다 밥을 먹고 고소한 옥수수차를 가져 오면서 님을 보니 도톰한 입술에 흰목살, 늘어진 가사袈裟 밑으로 부연 살결 아 나는 오늘 아침 관세음보살님과 식사를 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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