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시인 / 산중명상(山中冥想)1
산속에선 사람들이 포옹을 해준다. 산꽃 나무 새의 얼굴로 사람들이 서로 미소를 짓는다.
사랑할 때 사람이 자연이 된다. 가장 아름다운 자연은 사람이다.
서로 사랑할 때 사람이 산꽃 나무 새가 된다. 서로 사랑할 때 속세가 산이 된다. 속세가 천국이 된다.
김영호 시인 / 우주 눈(宇宙 眼)I
이국의 황야 홀로 떠도는 보헤미안 그가 비를 맞을 때 우주도 함께 비를 맞았네.
이국의 광야 홀로 헤매는 이방인 그가 눈발을 맞을 때 우주도 함께 눈발을 맞았네.
상처 뿐인 나그네 폭풍과의 혈투 끝 하늘은 햇빛을 주었네.
해가 안으로 들어 내 몸에 우주 눈이 뜨이니 중생이 길을 잃은 형제였네. 삼라만상이 고행의 혈육이었네.
우주는 아픈 만유가 그의 품에 안긴 성체聖體, 궁휼의 성령이 충만한 신神의 몸이었네.
김영호 시인 / 귀가 쓰는 시
한 송이 크로바 꽃잎에서 사슴이 내다보았네. 그 사슴 눈빛이 나의 귓속으로 들어오니 귓속에서 꽃피는 소리가 들렸네. 잠시 귀가 울음을 멈추었네. 그때 나의 귀가 말을 했네 꿈이 있다고. 그 꿈은 나의 귀보다 더 우는 사람의 귀 끝에 크로바 꽃을 모종하는 것이라 했네. 그의 귀 끝에 아리조나의 햇빛을 발라주고 물을 주는 것이라 했네. 그의 우는 귀에서도 꽃피는 소리를 듣는 일이라 했네. 그의 우는 귀에서도 종달새의 노래를 듣는 일이라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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