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윤수천 시인 / 행복한 죽음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29.

윤수천 시인 / 행복한 죽음

 

 

젊은 나이로 죽을 수 있는 것도

행복하다

푸른 줄기로 빛나는 나무처럼

싱싱한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

 

오래 산다는 것이

자첫 허물만을

남기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떠남은 행복이다

 

저 누추한 얼굴들을 보아라

추한 무덤들을 보아라

살았어도 산 게 아닌

가엾은 사람들을 보아라

 

아쉬워할 때 떠나는 것은

오히려 고맙다

그럴 수 없는 게

다만 아쉬울 뿐

 

 


 

 

윤수천 시인 / 꽃은 밤에도 불을 끄지 않는다

 

 

한 목숨 다 바쳐도 좋을 사랑 있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두려워하지도 말고 깊이 생각하지도 말아야 한다

시간은 항상 짧은 것

더 이상 서성거릴 시간이 없다

 

사랑의 열차를 놓치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한다

놓친 열차는 절대로

아름답지 않다

 

적극적인 사랑

오, 적극적인

사랑 사랑 사랑

 

지옥에 떨어져도 후회하지 않을 사랑 있다면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두려워하지도 말고 깊이 생각하지도 말아야 한다

시간은 항상 짧은 것

더 이상 서성거릴 시간이 없다

 

 


 

윤수천 시인

1942년 충북 영동 출생. 경기도 안성에서 자람. 국학대학 2년 수료. 1974년 소년중앙문학상 동화 당선. 19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동시집 '아기넝쿨', '겨울 숲', 동화책 '꺼벙이 억수',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 '나쁜 엄머', 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 발간.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수상. 초등학교 4-1 국어활동 교과서에 동화 <할아버지와 보청기>수록. 현재 수원문학 고문으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