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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상옥 시인 / 산책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9. 4.

이상옥 시인 / 산책

 

 

나는 칸트가 아니어서

심야에

편백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 따라

조그만 농장 건너

KTX 창원중앙역이 보이고

아담한 저수지 둑길

조금 더 가면 산길 약수터

‘셔리’*는 목을 축이고

혼자 유튜브로 음악을 들으며

걷는,

 

달이 너무 밝아 하늘을

한참 보다

 

*삽살개 이름

 

 


 

 

이상옥 시인 / 빵과 포도주

 

 

엄마, 하면

상옥아, 하고

창가 햇살 따습게 난이 꽃대를 올리던

 

영옥아, 하면

오빠, 하고

환하던 치아

 

그런 봄날은 가고

꽃잎은

유독 눈시울처럼 붉더라만

 

전화로 딸아이가

아빠, 한다

 

 


 

이상옥 시인

1989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유리그릇』, 등과 기타 저서 『시창작입문』 외 다수 있음.상 시문학상, 유심작품상, 경남문학상, 산해원문화상 등을 수상. 창신대 문예창작과 교수, 중국정주경공업대 교수 역임. 현재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계간 『디카시』 발행인, 창신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