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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희종 시인 / 모녀 봉

by 파스칼바이런 2022. 9. 4.

박희종 시인 / 모녀 봉

 

 

조선 해의 기운을 받아

홀로 거룩하게

우뚝 솟은 그곳은

울 어머니의 탯줄을 받은

나의 고향이다

 

엉뚱한 사람들이

엉뚱한 말로

엉뚱 거릴 때

나는 참고

또 참았다

 

옛날에 한 모녀가 있어

그곳에서 농사짓고 살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울다 지쳐

지쳐 울다 한 바위가 되어

오늘도 그곳을 지킨다

우리는 그 바위를

모녀 봉이라 부른다

 

어느 날 그 모녀는

나의 핏줄을 타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였다

뱃속의 아이한테 이야기한다

“얘야! 우리가 애써 씨를 뿌리면

그 씨는 뿌리를 내고

그 뿌리는

언젠가 좋은 열매를 맺을꺼야"

 

 


 

박희종(허수) 시인

2002년 창조문학 신인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협 진안지부 이사. <진안예술상, 진안군"문화예술군민의장' 수상. 저서 <무릉골 사람들> 무릉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