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규미 시인 / 별의 自轉
어둠속 물감창고에서 제 몫의 빛을 꺼내는 고요한 영혼의 계단이다, 나무는
물빛 벼랑에 매달린 환하고 환한 방들이 행잉코핀스, 머나먼 절벽무덤을 생각나게 한다
숨을 놓고도 아슬아슬 허공의 발자국 풀지않는 지상의 존재란 결국 어딘가에 매달려 버티는 적막한 게임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한 치의 머뭇거림도 용납하지않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품은 투우사의 심장처럼
줄 위의 광대처럼 마음과 몸 팽팽하게 서로 당기는 나는 오직 나의 우환이었던 날들, 오래 절벽의 그림자를 품고 살았다
아득한 우주의 시간이 편 층층의 라이스 테라스처럼 읽는 순간 사라지는 가지런한 암호문자들 황홀한 자객처럼 스며있는
행잉코핀스 푸른 바람의 이랑, 마디마디 붉은 방이 피었다
웹진 『시인광장』 2022년 4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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