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옥 시인 / 노루귀 사랑
아직은 옷깃을 올리고 햇살이 대문을 열지 않은 때 살그머니 봄의 문틈을 비집고 햇살 한줄기 당기는 노루귀 작디 작아서 밟힐 것만 같아도 온 산을 먼저 달구는 여린 불꽃 언 땅을 녹이며 솟아나 해사하게 피어나는 살풋한 웃음 사랑을 사랑인 줄 모르는 내게 때 아닌 눈꽃으로 차갑게 묻어둔 사랑 하나 햇살처럼 부추기고 있다
이연옥 시인 / 목련
오늘 아침 떼 지어 날아오른다
겨우내 성충이 되기까지 빈 그물 손질하며 꾸민 허공의 모의였나
꽉 잠겨서 속수무책이던 밤을 활짝 열어젖히고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하얀 군무다
무한히 날아올라라 흐린 안개 걷어 올리고
나비의 군무로 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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