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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조민 시인 / 고다르 필름이 끝나는 자막에

by 파스칼바이런 2023. 1. 10.

조민 시인 / 고다르 필름이 끝나는 자막에

 

 

장국영이 장국영을 죽였다고 썼다

그때

고다르는 네 멋대로 해라 티셔츠를 입고

히치콕을 울고

-그는 새를 좋아한다

장국영은 대본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에서

미치광이 피에로 처럼

말없이

자신의 병과 파산에 대해

자백하고 있었고

그때 동일한 속도로 늙어가고 있던

두 번째의 첫 번째

고다르는 이도공간

장국영을 받아 쓰고 있었는데

-그는 인터뷰를 좋아한다

비어 있는 쇼트는

아무도 독립적이지 않다 피킷을 들고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에 있어요

속삭이는데

아, 고다르 고다르

동의를 할까 싶지만

돌이켜보면

이름 이전엔 무엇으로 존재했을까

불가능한 방식으로

고다르는

고다르의 밤을 떠나지 않고

웹진 『시인광장』 2022년 10월호 발표

 

 


 

조민 시인

1965년 경남 사천에서 출생. 경상대 국어교육과 졸업, 同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받음. 2004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조용한 회화 가족 NO.1』 『구멍만 남은 도넛』가 있음.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