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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선아 시인 / 틈새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3. 1. 10.

김선아 시인 / 틈새

 

 

밤하늘은 누구든 빠져나가고 싶은 새장이다.

 

갑갑한 새장에 그리움 같은 틈새라는 새 있을까

별이 반짝인다, 새장에 틈새가 끼어 우는 걸까

밖일까

안일까

 

꼬리별 빠져나온 바늘귀를 찾아오겠다는 듯

부리 뾰족한

새가

점, 점, 점, 날아간다

 

세상의 아우성을 끌어안고 우는 걸까

별이 반짝인다, 창세기를 꿰어올 수 있을까

앞일까

뒤일까

 

별 따러 갔던 사람의 어지러운 지문, 어딜 만졌을까

날개 얼비치는 밤하늘에서 겨드랑이를 찾았을까

 

밤하늘은 틈새가 사는 새장이다.

 

 


 

 

김선아 시인 / 모두가 꽃이다

 

 

밖에는 꽃이 내린다

접시꽃 쪽꽃

가지마다 수북한 이팝나무꽃

 

햇살 가득한 유리창 안에서 보는 풍경은

그늘이거나 아지랑이이거나

그와 함께 한 그때의 꿈

 

바람처럼 피고

바람처럼 지는

꽃 마음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하늘 향해 촛불 켜는 잘 배인 말씀은

바람을 믿는 꽃송이처럼

모두가 꽃이다

 

 


 

김선아(金善雅) 시인

1955년 충남 논산에서 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1년 《문학청춘》으로 등단. 시집으로 『얼룩이라는 무늬』가 있음. 현재 양강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