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시인 / 틈새
밤하늘은 누구든 빠져나가고 싶은 새장이다.
갑갑한 새장에 그리움 같은 틈새라는 새 있을까 별이 반짝인다, 새장에 틈새가 끼어 우는 걸까 밖일까 안일까
꼬리별 빠져나온 바늘귀를 찾아오겠다는 듯 부리 뾰족한 새가 점, 점, 점, 날아간다
세상의 아우성을 끌어안고 우는 걸까 별이 반짝인다, 창세기를 꿰어올 수 있을까 앞일까 뒤일까
별 따러 갔던 사람의 어지러운 지문, 어딜 만졌을까 날개 얼비치는 밤하늘에서 겨드랑이를 찾았을까
밤하늘은 틈새가 사는 새장이다.
김선아 시인 / 모두가 꽃이다
밖에는 꽃이 내린다 접시꽃 쪽꽃 가지마다 수북한 이팝나무꽃
햇살 가득한 유리창 안에서 보는 풍경은 그늘이거나 아지랑이이거나 그와 함께 한 그때의 꿈
바람처럼 피고 바람처럼 지는 꽃 마음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하늘 향해 촛불 켜는 잘 배인 말씀은 바람을 믿는 꽃송이처럼 모두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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