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상 시인 / 벅수
벅수, 저 깊은 화강암 안쪽 수백 년 된 침묵이 흘러나온다 죽어도 죽지 못하고 다 알아도 말하지 못하는 성좌(星座)의 눈동자 마을 어귀에서 여전히 유영 중이다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묵묵히 있는 것 늘 기다리고 있는 것 알고 보면 벅수는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 있는가 침묵으로 말을 다 하고 있다
남정중(南正重), 화정려(火正黎) 나는 저 벅수의 이름과 표정을 보느라 눈 밑에 쓰여진 문장을 듣지 못했다 오래 들여다보라고 귀 기울이라고 벅수는 물고기 가시 화석을 몰래 몰래 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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