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문순 시인 / 매미
어떤 때는 노래라 했고 어떤 때는 울음이라 했다
그리고 오늘 오후는 절규라고 적는다
세상에 눈을 뜨고서 더 캄캄해져 뱉은 외침
표문순 시인 / 디그레이드Degrade
사방이 길이라도 나는 늘 일방이었다 일순간 잘못 탔던 방향에서 당황스레 새로운 길 하나를 만나 벚꽃에 취했던 날
경험만한 지시등이 어디에 있느냐고 비밀처럼 만났었던 꽃날花日을 부풀리며 내 뒤만 따라와 보라고 오른손을 깜박였지
언제나 그렇듯이 애먼 쪽으로 들어서며 억양 높은 기계적 지시어에 빠졌다가 아주 긴 방향을 타는 점멸적 모녀 사이
《정음시조》2022. 제4호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원숙 시인 / 폭염 (0) | 2023.02.17 |
---|---|
김유섭 시인 / 붉은 비 외 1편 (0) | 2023.02.17 |
문선정 시인 / 사소한 웃음 (0) | 2023.02.17 |
황인찬 시인 / 유체 외 2편 (0) | 2023.02.16 |
이돈형 시인 / 눈 외 9편 (0) | 2023.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