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진 시인(홍천) / 꽃마리
너에게 다가간다는 건 나를 조금씩 버리는 일
아주 작아 하마터면 밟힐 뻔한 가냘픈 영혼 향해
숙여 엎드린다는 건 간절히 기도하는 일
마음에 새겨 넣기 위해 허리 뻐근해진 이름
가슴에 훅 안겨들던 조그만 얼굴
-시집 <천상의 화원>에서
장승진 시인(홍천) / 환한 사람
환한 사람 되고 싶다 어둠 탓이 아니라 스스로 환~한 단아하며 은근히 밝아 움직이는 모든 것 모여들게 하는 그런 사람 만나 닮아가고 싶다
화난 사람 세상에 너무 많아 전화 받기 겁나고 마주치기 싫어 가만 앉아 입 닫고 귀 막고 살 수도 없고 환한 데서 환하게 안 되니, 화가 났는지 샛길 찾고 빈틈 노려 찌르는 사람들
환한 사람 만나고 싶다 환하게 인사하며 환한 꽃, 피우는 사람들 무슨 말을 해도 어떤 일을 해도
조용하게, 은근하게 빛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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