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옥 시인 / 석양
구름을 찢고 나온 붉은 얼굴위에 오버랩 되는
석양의 이면에서 또깡또깡 작업 중인 나의 내일이 보인다.
천성옥 시인 / 김유정 역
낯선 손이 악수를 청해왔어. 책들의 누런 호흡과 묵은 종이 냄새가 매표소 좌우로 날고 책들의 속살에서 자음과 모음이 하늘로, 태양은 책갈피로 책장을 넘겼어. 내가 사라지는 것이 싫어서 잉크 가 펼쳐든 것은 김유정의 동백꽃이었어.
김유정, 전상국, 한수산이 일제히 손을 흔들고 햇살은 책갈피를 들고 캄캄한 책을 덮었어. 나는 펼쳐졌던 페이지 속에 갇혀 있었 던 거야. 밑줄 친 붉은 자국이 폐병처럼 뭉쳐있었고 나는 김유정 역에 꽂힌 동백꽃을 뽑아들고 돌아왔지.
내 눈 속은 폐병처럼 실핏줄이 터지고
- 시집 『화요일의 화』(시와세계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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