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정 시인 / 더 아름다울 수 있다
사람을 만나러 가는 날 한 자루의 초가 평생 동안 탈 수 있는지 그 사람은 가르쳐주지 않았어 초는 혼자 타며 외로움도 태웠지 남은 환상은 우리의 시간을 들여다본다 사랑의 깊이 몇 센티 이별의 슬픔 몇 그램 한 때를 잊을 수 없어 흔들리는 풍경 하나 절제와 극복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본다
오현정 시인 / 시는
톡 쏘는 매운맛이 난대요 달콤하든지 새콤하든지 울컥, 울컥, 밀어 올린대요 체한 것들 쑥쑥, 내려간대요
오현정 시인 / 기적
웃을 때마다 달큼하네요
지구별로 온 심쿵 씨
무럭무럭 자라는 혀가 천지를 창조해요
오현정 시인 / 밝은 날은 아라홍련
넉넉하기도 하지 홍련과 백련을 거느리고 가야읍을 연분홍 향기로 채운다
함안연꽃테마파크 사이길 잎맥에 청아한 빛 가득한 채 발돋움한 아라홍련 고려 적이나 지금이나 우아하기도 하지 칠백 년의 꿈에서 깨어난 여인은 꽃말의 승무를 춘다
소맷자락에 나의 부끄러움 휘감고 세상의 늪에서 오묘한 빛 건져올린다 모든 업은 보살이 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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