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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도지현 시인 / 봄날은 간다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3. 2. 27.

도지현 시인 / 봄날은 간다

 

 

문득 유행가 한 구절이

입안에서 맴돈다

흐르는 것이 인생이고

머물러 주지 않는 세월이다

한 순간의 아름답던 사랑도

흔들리며 옮겨가고

머물러 주리라 했던

내 마음도 잠시 어디론가 간다

떠나가는 것을

하물며 봄이라고 머물러 주랴

유행가 가사처럼 봄날은 간다

꽃비도 팔랑거리며 가고

내 젊음도 가고

이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도지현 시인 / 물푸레나무를 닮은 여자

 

 

물에 우려내면

파란 물이 우러날 것 같이

언제나 창백한 얼굴을 하고

 

아무리 꺾어도

잘리지 않고 휘어지기만 해

아무나 건드리기 쉽지 않은 여자

 

무슨 슬픔이 그리 많은지

눈망울엔 그렁그렁 눈물을 달고

만지기만 해도 그냥 쏟아 낼 듯해

 

햇살이 비춰주면/ 창백하던 얼굴이 뽀얗게 피어나

방긋이 미소 지으면 세상 근심이 사라져

 

가슴에 폭 품어 주면

포근하게 안겨들 것같이 가녀린 몸

그래서 사랑하지 아니할 수 없는 여자

 

 


 

도지현(藝香) 시인

경북 성주 출생. 본명: 도성희. 《대한문학세계》에서 “여자 나이 쉰에는”으로 등단. 한국 문인협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대문학사조 특별회원. 초동문학예술협회회원. 대한문인협회 2014년 향토문학상 수상. 초동문학회 동인지 8.9호 공저. 현대문학사조 제 3동인지 공저. 파라문예 8, 9호 공저. 국보문학 2014년 12월의 시인 선정. 시집으로 『물푸레나무를 닮은 여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