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김윤아 시인 / 소래포구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5. 8. 22.

김윤아 시인 / 소래포구

 

 

'등 굽지 않은 새우가 오만 원!'

입담 좋은 장 씨 너스레에

깜짝 놀란 망둥이 펄쩍 뛰고

날카로운 가위 곧추세우는 꽃게

의뭉스러운 갑오징어

슬그머니 지린 검은 똥에

얌전하게 누웠던 병어가

코를 막고 몸을 뒤집는 난장

저만

제 말인지 모르는

됫박 위 곱사등 새우 톡톡 튀어

소란한 틈으로

한바탕 소나기 우르르 물러간 포구에

 

배 든다

날 비린내 칠칠찮은 바다가 쏟아진다

 

 


 

 

김윤아 시인 / 섬이 되시렵니까

 

 

관절과 관절 사이 물렁섬

물렁섬을 우려내 당신은 부러진 송곳니가

날카롭게 우는 법을 배웠다

아주 오래전 여백을 가득 채운 새벽달로

체온을 포개 덮은 계절이 있었다

 

여백은 섬이 섬을 부르는 방식

 

비 많은 날의 경계에 쌓인 수많은 잡동사니

쓸려 내려간 당신과 쓸려 내려온 당신이

폐허로 남은 섬을 아는가

찌그러진 고백이 묘하게 일상적인 날

스스로 섬이 된 여자가 고립을 모른다하고

날카로운 울음이 둥둥 떠다니는 당신의 섬

 

수레국화 눈빛이 흔들리는 초저녁

 

당신이 부르짖는 목소리가

낮부터 나온 초승달 등허리에서 미끄러져

어디론가 흩어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당신과 당신의 여백 밖으로 한 발짝 물러서

찢어진 여백을 읽어야 하는 방식의 놀이 속에

 

당신의 섬에 당신은 있습니까

 

먼 옛날부터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김윤아 시인

1964년 서울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원 국문학 석사 졸업. 2015년 《시문학사》 신인상 등단. 2017년 한국방송통신대학 <방송대문학상> 수상. <빈터문학회> <시문학문인회> 동인.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