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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두의 시인 / 바람에게 외 5편

by 파스칼바이런 2025. 8. 27.

이두의 시인 / 바람에게

 

 

 출렁이다 일어섰다 무너지는 파도 얼굴

 

 내 성깔 사납다고 우기지마 잔잔한 물이랑을 밟고 지나가는 건 어디다 마음 둘 곳 없는 네 질투란 걸 알았어 근원을 흩트려 놓는 변덕쟁이 음험하고 사특邪慝한 때로는 폭군 같은 네가 문제였어 꽃너울로 번지고 싶은데 역풍으로 치고 오니 어쩌겠어? 내가 뒤집힐 수밖에

 

 적당히 이랑진 거리 지켜주길 그대여!

 

-(정글의 역학 : 이두의 시조집 / 고요아침)

 

 


 

 

이두의 시인 / 하늘을 누비며

-행글라이딩

 

 

단양팔경 정기를 듬뿍 받는 공중에서

짓밟히고 억눌렸던 죽지를 활짝 핀다

胥失티

잘라서 허공에 묻는

태양 톱니 따뜻하다

 

자유를 먹고 사는 새들의 낙원에서

직신작신 할퀴고 간 오한의 시간들을

독수리

날개를 빌어

훨훨훨 떠나보낸다

 

극채색 야사를 쓰는 들쭉날쭉 산등성을

아찔, 날아 누벼본다 가볍고도 강한 죽지

세상 다

휘감아 누른 듯

백년 잠이 깨어난다

 

-《시조시학》2023. 봄호

 

 


 

 

이두의 시인 / 바람에게

 

 

 출렁이다 일어섰다 무너지는 파도 얼굴

 

 내 성깔 사납다고 우기지마 잔잔한 물이랑을 밟고 지나

가는 건 어디다 마음 둘 곳 없는 네 질투란 걸 알았어 근원

을 흩트려 놓는 변덕쟁이 음험하고 사특邪慝한 때로는 폭

군 같은 네가 문제였어 꽃너울로 번지고 싶은데 역풍으로

치고 오니 어쩌겠어? 내가 뒤집힐 수밖에

 

 적당히 이랑진 거리 지켜주길 그대여!

 

-정글의 역학 : 이두의 시조집 / 고요아침

 

 


 

 

이두의 시인 / 만나선 안 될 사람

 

 

왜 죽었냐고 물어봤더니

하늘에서 대답하기를

 

말에 색을 입혀 이간질하는, 없는 말 꾸며가며 뒤통수치는,

몇 푼 안 되는 돈 때문에 간에 가서 붙었다 쓸개에 가서 붙었다 하는,

질 것 같으면 말 바꿔서 무조건 우겨대는

 

살면서

이런 사람 만나면

열받아서 단명한다

 

(한류시조3집, 터무니가 사는 집)

 

 


 

 

이두의 시인 / 어떤 누드

 

 

의림지 호수에서

기어이 들키고만

 

빙어라는 저 물고기 몸빛이 대담하다

 

어쩌나

그 푸른 속내

다 보고 말았으니

 

샛별이 내려와서

물위를 쓸어주자

 

사알짝 움츠리며 설레는 지느러미

 

물결도

발자국 떨며

오래도록 머문다

 

-<정글의 역학> 고요아침 2020

 

 


 

 

이두의 시인 / 정선곤드레나물

 

 

비늘 돋는 동강 물 몇 굽이 도는 동안

돌산이 몸을 낮춰 뿌리를 허락한 땅에

참살이 밥상을 위해 청정을 딛고 섰다

 

산그늘 이고 서서 곤드레만드레 취한 듯

흔들림의 미학에 푹 빠진 저 여린 것들

지친 몸 으슥한 골에 봄 소동 일으킨다

 

-《개화》 2022년 제31호

 

 


 

이두의 시인

2011년 《시조시학》으로 등단. 경기대학교 한류문화대학원 시조창작 석사 졸업. 시조집 『정글의 역학』 『그네나비』. 2017년 이영도 시조문학상 신인상, 2020년 열린시학상. 2021년 제5회 서귀포문학상, 2023년 제7회 조운 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