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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 시인 / 소풍
아기별의 수정 구슬 연잎 위로 데구르르, 거미 한 마리 슬그머니 긴 다리 거두자 강물 소리 밀려온다. 불시착한 수만 년의 신호에 온밤이 흔들렸다.
비구름이 쉬어간 자리 반짝 빛이 든다. 진창 위에 뿌리를 둔 연분홍 아이들 웃음소리에 화들짝 깨어난다. 앞산에 안기는 새소리 푸른 안부를 전한다.
프사만으로도 휘둘리는 마음 너처럼 맑아질 수 있을까, 연잎 위 우주 하나 고요히 출렁인다.
미선 시인 / 자화상
한 겹만 벗겨서는 모른다. 반백년도 더 덧씌운 것들이다.
미선 시인 / 여기 꽃, 있다
눈에 안 띌까 팔 벌려 흔든다.
그늘진 낙엽 더미 속 소리 없는 탄생
쭈그리고 앉아 바람을 읽는다. 가진 거 없어 멀미 나게 흔든다.
별은 그대 발아래 있다고 작아서 더 서럽게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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