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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민 시인 / 신건영 -시인에게
너의 어록을 영영 버려야 할 것 같다
기억에 불이 붙기 시작하던 때부터, 왼쪽을 잃어버린 눈 대신에 너는 반대쪽 눈마저 감았다
모든 것이 보인다던,
너는 병으로 병을 치유할 수 없다 버림받은 시와 악마와는 병치 관계다
모든 것은 우리가 갖지 못한 시야 밖으로 지나간다
너는 시를 쓴다는 떠돌이 개 포장마차에 앉아 술을 먹다 의자를 들어올렸다 지구를 들어 우주 밖으로 집어 던졌다
밤새 굴린 술잔 곡선 돌아온 어스름 길 지난 생에 두고 온 시야를 찾아 뒤적인 쓰레기통
마침내 닫은 눈은 뒤통수에 붙어 있다고 설교하던 관성적으로 뒤를 노리는 자를 생각하며 울던
너는 버릇처럼 뒤로 걷는 연습을 한다 우리는 그날부터 정면충돌할 수 없다
난, 아마도 너의 뒤편에서 삼월의 눈사람처럼 影, 影 계절에 목을 매고 버려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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