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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동호 시인 / 휘파람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6. 1. 26.
최동호 시인 / 휘파람

최동호 시인 / 휘파람

 

 

도톰하게 검붉은 젖꼭지

흰 젖

한 방울,

 

둔중한 산 그림자 욱신거리는

요요한 봄날

가벼운 휘파람 소리 따라

 

누군가 봄 거울을 쳐들어

눈부신 원을 그린다

빙빙 산 그림자를 흔든다.

 

 


 

 

최동호 시인 / 여우 웃음

 

 

갑작스런 눈으로 길이 막혀

가실 수 있겠느냐고

곱상한 태가 남아 있는

국밥집 여주인이

흙을 털며 구두끈을 조이는 우리들의

 

등 너머에서 살짝 웃었다

 

남편이 없다는 야릇한 웃음은

꼬리가 길어. 새벽부터

앞만 바라보고 걷는 우리들이

지루한 계곡을 지나 겨우

능선에 올라 뒤돌아볼 때까지

 

등 뒤를 쫓아왔다

 

 


 

최동호 시인

1948년 경기도 수원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同 대학원 졸업(현대문학 박사). 197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평론 부문 당선, 같은 해 《현대문학》에 추천완료되어 시인이며 평론가로 활동 中. 시집 『황사바람』 『아침책상』 『딱따구리는 어디에 숨어 있는가』 『공놀이 하는 달마』 『불꽃 비단벌레』 『병속의 바다』 등. 와세다대학, UCLA 등의 방문교수 및 경남대·경희대 교수, 제41대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현재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2021년 제18회 제니마 문학상. 2022년 제34회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