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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규 시인 / 지팡이
노약자 석에 앉은 한 사내가 고개를 앞으로 꺾고 이마를 지팡이에 대고 힘차게 밀고 있다.
지팡이는 부러지지 않을 것이고 전동열차 바닥은 뚫어질 리 없지만
사내는 끙끙대며 지팡이를 밀어보고 있다.
뿌리도 길게 들이지 못하고 가지도 시원스레 뻗지 못한 채 오직 흠투성이 몸통만으로 자란 나무도
때로는 자신을 밀어올린 땅바닥을 향해 온몸으로 저항하고 싶은 때가 있는 것이다.
박덕규 시인 / 시를 찾아서
1 막다른 골목 외등 아래 저 혼자 저항하는 그림자 2 몰래 동심원 퍼트리고 시치미 떼고 있는 호수 3 잡아먹기 난처한 사냥물을 향한 거미의 눈 4 낯선 여행지를 떠돌다 돌아와 마침내 쏟아놓은 똥 무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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