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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덕규 시인 / 지팡이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6. 1. 27.
박덕규 시인 / 지팡이

박덕규 시인 / 지팡이

 

 

노약자 석에 앉은 한 사내가

고개를 앞으로 꺾고

이마를 지팡이에 대고 힘차게 밀고 있다.

 

지팡이는 부러지지 않을 것이고

전동열차 바닥은 뚫어질 리 없지만

 

사내는 끙끙대며 지팡이를 밀어보고 있다.

 

뿌리도 길게 들이지 못하고

가지도 시원스레 뻗지 못한 채

오직 흠투성이 몸통만으로 자란 나무도

 

때로는 자신을 밀어올린 땅바닥을 향해

온몸으로 저항하고 싶은 때가 있는 것이다.

 

 


 

 

박덕규 시인 / 시를 찾아서

 

1

막다른 골목 외등 아래

저 혼자 저항하는 그림자

2

몰래 동심원 퍼트리고

시치미 떼고 있는 호수

3

잡아먹기 난처한 사냥물을

향한 거미의 눈

4

낯선 여행지를 떠돌다 돌아와

마침내 쏟아놓은 똥 무더기

 

 


 

박덕규 시인

1958년 경북 안동 출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및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0년 <시운동>으로 등단. 시집 <아름다운 사냥> <골목을 나는 나비>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등.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2014.1 한국문예창작아카데미 회장. 1982 한국문학 신인상 수상. 1982 중앙일보신춘문예 평론부문 입상. 1992 편운문학상 수상. 2001 제14회 경희문학상 소설부문 수상. 2015.5 제30화 이상화시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