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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철 시인 / 무지개, 잠깐
새벽 비 잠깐 내리고 해 떠오를 무렵 필까 말까 망설이는 목백일홍
쟁여놓은 꽃 심지 개비마다 성냥불 붙여놓고 잠깐 섰다가 스러지는 무지개
무지개 좇다 숭, 숭 반백半白이 돼가는 머리 시리게 부서지는 햇살.
이경철 시인 / 녹우당(錄雨堂) 연둣빛 빗소리
아침 하늘서 연둣빛 비 내립니다. 밤 세워 황사 미세먼지 다 씻어내고 오월 초하루아침 신록의 비 내립니다.
수수백 년 옛집 기와지붕 골골이 내리는 낙숫물소리 비에 젖은 소쩍새 울음처럼 하고많은 사연 밤세워 뒤척입니다.
흐느끼며 뚝뚝 듣는 눈물 소리인지 질척질척 한세월 곰삭은 오르가즘 탄성인지 밤 세워 귀 기울이게 합니다.
꽃으로 갈거나 피어나 이슬방울로 맺힐 거나 소쩍새 울음 될 거나 그 소리로 철쭉꽃 피울거나 강으로 흐를거나 흘러 흘러 그냥 하늘로 증발해버릴거나
밤세워 주절주절 타령 턴 비 가닥가닥 터오는 아침 햇살 더불어 새 이파리로 상큼한 연둣빛 되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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