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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지관순 시인 / 스프레차투라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6. 2. 19.
지관순 시인 / 스프레차투라

지관순 시인 / 스프레차투라

(sprezzatura)

 

 

고개 돌리면 한 발짝 물러서는 새 울음소리

창문에 대고 벽돌만큼 잘라낸 아침

미간에 접힌 전염성 뉴스와

충치 한 개 레몬 세 조각

논 숨 콸리스 에람*

엄마야 누나야

셋잇단음표

칠 주의

투시

리본

목뿔뼈

두물머리

린넨 컵받침과

그림자로 남는 새

여인의 사랑과 생애

어젯밤 퇴고하다 만 시

이러다 정말 난쟁이가 되고 말겠군!

모래알들은 모래알보다 참을성이 많다는 얘기

 

* non sum qualis eram(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호라티우스,

 

 


 

 

지관순 시인 / 소낙비와 블루의 속도

 

 

여름의 이틀 전 푸른 기타가 있었다

 

잔물결 흐르는 플라스크 속 빗방울이었다가 비눗방울

여섯 개의 지그재그가 숨어있는

블루블루에서

 

블루를 투영하는

풀밭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블루를 응시한 채

미동 하나 없이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가고

여름이 돌아오지 않고

 

장난감 병정 불면증 감람나무와 성지순례단

소나기의 갈채를 따라

운지법을

 

다 써버린

사흘간

 

시차가 긴 여름이 퉁가퉁가 퉁과하고 있었다

 

 


 

지관순 시인

1968년 충남 서산 출생. 제 32회 마로니에 전국여성백일장 우수상 수상. 제 15회 안산 전국여성 백일장 장원. 제10회 최치원신인문학상 수상. 2015년 《시산맥》으로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