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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국 시인 / 모르새
새가 짹짹대며 노래하고 있다 예전엔 곡조가 깊었는데 구슬픔을 잃었다 깊이가 뭐야? 배고픔이 뭐지? 왜 울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말문 잃어버린 어미 새 울타리 밖 저편의 산만 바라보고 있다 —저 산만 넘으면 되는데…… 혼자서만 중얼거리며
-시집 『파랑새는 떠났다』에서
이희국 시인 / 겨울 호수
그 푸르던 얼굴이 꽁꽁 얼었다 돌멩이 하나 던지면 호수의 입술에 부딪혀 쩡, 혹한의 파장만 가슴에 돌아온다 호수에 뜨던 그 많은 별도 출렁이던 나무들도 곁을 떠났지만 물속의 것들 추울수록 꼭 껴안고 단단해진다 남풍이 불어올 날 기다리며 저편과 이편을 이어주는 몸짓들 얼어붙은 호수를 열 수 있는 것은 돌멩이가 아닌 따스한 봄의 입김이다
-시집 『파랑새는 떠났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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