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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가톨릭교회사327

다시 마주하는 『성교요리문답』 (1) 첫 공식 교리서 『성교요리문답』 다시 마주하는 『성교요리문답』 (1) 첫 공식 교리서 『성교요리문답』 정정희 아네스(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원) 『성교요리문답(聖敎要理問答)』은 한국천주교회에서 처음으로 인정한 공식 교리서이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정리 · 번역되어 1864년 서울의 목판 인쇄소에서 초판을 간행하였다. 이 책은 ‘성사’에 관한 네 가지 근본 교리를 담고 있다. 이는 모진 박해와 순교로 가득한 은총의 시기부터 믿음으로 신앙과 선교의 자유를 얻은 후, 일제의 탄압이 야기되는 70년 동안(1864~1934년)1) 복음의 씨앗으로 사용되었다. 한국교회가 격변기를 거치는 동안 신자들의 신심을 고취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사목했던 선교사들의 서한과 여러 문서를 통해 『성교요리문답』과 다시 마주하고자 한다... 2022. 2. 13.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5. 주문모 신부의 동선과 24시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5. 주문모 신부의 동선과 24시 교우들 집 전전하며 밤에는 성직 수행하고 낮에는 교리서 집필 가톨릭평화신문 2022.01.30 발행 [1648호] ▲ 복자 주문모 야고보 신부 창백한 낯빛에 긴 구레나룻 달레는 「한국천주교회사」에서 “주문모 신부의 도착은 천주교인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위로와 기쁨을 주었으니, 이들은 그를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처럼 맞아들였다”고 썼다. 1795년 실포 사건 이후 신부가 조선에 와 있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지면서, 주 신부는 끊임없는 사찰과 체포 시도 속에 노출되어 있었다. 달레는 조선 교회가 오직 하나뿐인 목자를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다고 하면서, “주문모 신부가 이런 비밀에 둘러싸여 있었으니 조선의 전설이 그의 사목활.. 2022. 2. 10.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4. 죽여서 입을 막다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4. 죽여서 입을 막다 주문모 신부 입국 사실 숨기려 윤유일·최인길·지황 비밀리에 처형 가톨릭평화신문 2022.01.23 발행 [1647호] ▲ (왼쪽부터) 복자 윤유일 바오로·최인길 마티아·지황 사바. 1795년 5월 11일, 한영익의 밀고에도 주문모 신부는 정약용의 도움을 받아 계동 최인길의 집을 극적으로 탈출했다. 최인길의 가짜 신부 행세는 포도청에 압송된 뒤 바로 들통이 났고, 기찰포교에 의해 대신 윤유일과 지황이 잇따라 붙잡혀 왔다. 최인길·윤유일·지황 세 사람은 잔혹한 고문을 받고 이튿날 새벽 옥에서 순교했다. ▲ 주문모 신부를 탈출시키려고 가짜 신부 행세를 한 최인길 마티아. 그림=탁희성 화백 기록에서 사라진 세 사람의 죽음 1795년 5월 11일,.. 2022. 2. 1.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3. ‘주님의 기도’ 어떻게 바쳤을까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3. ‘주님의 기도’ 어떻게 바쳤을까 뜻 모르고 한자음으로 외웠지만 말씀의 힘이 주는 감동은 충분 가톨릭평화신문 2022.01.16 발행 [1646호] 초기 교회의 기도 생활 초기 교회의 신자들은 기도문을 어떤 방식으로 바쳤을까? 「사학징의」 끝에 수록된 「요화사서소화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압수품목 중에 기도 생활과 관련해서 눈에 띄는 물품은 염주(念珠), 즉 묵주다. 십자패가 달린 묵주가 한신애의 집에서 4꿰미, 오석충의 집에서 3꿰미, 윤현의 방구들 밑에서는 8꿰미, 김희인의 집에서도 6꿰미나 쏟아져 나왔다. 정섭과 정광수, 김조이의 집 압수물품 목록에도 묵주가 어김없이 들어있다. 여주 김건순의 무리에 속했고, 원경도의 외종으로 포도청에 .. 2022. 1. 24.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2. 교리 교육과 십계 공부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2. 교리 교육과 십계 공부 계명마다 구체적 행동 규범 제시하고, 하나하나 실생활에 적용해 설명 가톨릭평화신문 2022.01.09 발행 [1645호] ▲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소장 「천주십계」 1877년 필사본 표지와 첫 면. 십계는 교리 교육의 출발점 초기 교회의 교리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글을 모르는 일반 백성이나 여성에게 처음으로 행하는 입문 교리는 ‘십계’였다. 지적 수준이 높은 양반들이 「칠극」과 「천주실의」로 서학 공부를 시작한 것과는 다르다. 벽동의 김치 가게 주인 최조이가 정광수의 처 윤운혜를 처음 만났을 때 일이다. 최조이가 선물에 감사하며 무심코 ‘나무아미타불’이라고 하자, 윤운혜가 질색을 하며 그걸 외우면 지옥에 간다고 하면서 십계.. 2022. 1. 18.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1. 보험 들기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1. 보험 들기 갈라진 남인, 노론과 손잡은 공서파에 맞서 신서파는 채제공과 유착 가톨릭평화신문 2022.01.01 발행 [1644호] ▲ 「벽위편」에 실린 이기경의 「초토신 상소」.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토로한 이 상소문으로 이기경은 상복을 입은 채로 함경도로 귀양가야만 했다. 서학에서 돈과 곡식이 나온다 정조는 채제공 휘하의 이가환과 정약용 등 참모진으로 자신의 개혁 구상을 이끌어가려 했다. 이들은 똑똑하고 반짝반짝 빛났다. 기성의 권력을 추구하지 않았다. 이들과 함께라면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들이 서학에 깊이 이끌렸던 부분은 생각지 못한 변수였다. 채제공의 손발로 부상하던 이들 그룹이 서학 문제에 연루되면서, 정조와 채제공으로 이어지는 .. 2022. 1. 7.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0. 두 과부의 전쟁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80. 두 과부의 전쟁 채제공 둘러싼 채당·홍당 싸움으로 정조의 개혁 구상 뒤엉켜 가톨릭평화신문 2021.12.25 발행 [1643호] ▲ 1791년 이명기가 그린 채제공의 전신 좌상 시복본 초상. 번암이 짓고 쓴 찬문이 있다. 수원화성박물관 제공 이겨도 지는 싸움 안정복과 권철신, 이기양과의 서학을 둘러싼 논쟁이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곧이어 남인 내부의 정파적 투쟁으로 변질되면서 비극이 싹텄다. 남인 학맥의 뿌리에 성호 이익이라는 거목이 있었다면, 정계에는 번암 채제공이라는 불세출의 정객이 버티고 있었다. 오랜 야당 생활에 지칠 대로 지쳤던 남인들에게 정조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던 채제공은 유일한 희망이자 최고의 구원투수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얼마 못 가 정.. 2021. 12. 31.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20·끝)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20·끝)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회고와 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의 사명 시련과 갈등 극복해야 ‘아시아 복음화’ 미래가 보인다 가톨릭신문 2021-12-25 [제3275호, 21면] 공산화 이후 계속된 교회 탄압 주교 임명 놓고 교황청과 갈등 120명 시성식 이후 대립각 커져 한국교회가 특별한 관심 갖고 관계 개선 위해 적극 노력해야 지난 5월 22일 한국교회사연구소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41차 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 정기모임. 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는 아시아천주교사 연구 분야의 국제적 허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는 한국교회의 뿌리를 알기 위해 ‘중국교회 역사이야기’를 가톨릭신문에 연재해 왔다. 20회에 걸친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연재를 통해 집필자들은 물 흐르듯.. 2021. 12. 30.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79. 성호 이익의 진의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79. 성호 이익의 진의 남인 학맥의 수장 성호 “마태오 리치는 성인이라 할 만하다”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9 발행 [1642호] 성호 선생도 서학을 했다던데요? 서학 도입기에 남인들이 신서파와 공서파로 갈려 싸운 것은 비극이었다. 종교적 신념이 정치적 노선 차이에다 임금 정조의 정국 새판 짜기와 맞물리면서 이들의 싸움은 차츰 전쟁으로 비화되었다. 노론의 입장에서는 구경만 하면 되는 꽃놀이패였다. 이 싸움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다름 아닌 남인 학맥의 수장이었던 성호(星湖) 이익(李瀷, 1681~1763) 자신이었다. 서학에 대한 성호 이익의 모호한 태도가 원인을 제공했다. 서학에 대한 성호의 진의가 어느 지점에 있었는지를 두고는 당시부터 말이 많았다. 안.. 2021. 12. 25.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19) 총리에서 수사신부로- 육징상(陸徵祥)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19) 총리에서 수사신부로- 육징상(陸徵祥) 수도원으로 간 엘리트 외교관… ‘동서융합’ 큰 다리 놓다 가톨릭신문 2021-12-19 [제3274호, 18면] 외교총장·국무총리 역임하고 벨기에 수도원에서 종신서원 1946년 명예원장으로 임명 일본·독일 제국주의에 항거 중국-교황청 외교 교량 역할 육징상(陸徵祥, 베드로, 1871~1949)은 청(淸)말 외교관으로 중화민국 외교총장과 국무총리를 역임한 후, 벨기에 브뤼허 소재 성 베네딕도회 성 안드레아 수도원(Saint Andrew’s Abbey, Bruges)에서 종신서원을 한 중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총리 출신 수사신부다.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수도원 수사가 된 전례가 없으므로 육징상은 중국 국내외에서 관심을 받았다. 「경향잡지」와 .. 2021. 12. 23.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78. 이합규와 서소문 신앙공동체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78. 이합규와 서소문 신앙공동체 교리 가르치고 세례 베푼 ‘교주’… 「사학징의」 전체에 49회 등장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2 발행 [1641호]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준 걸출한 교주 「사학징의」 중 한신애 아가타의 공초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남자 교우 중에 가장 높은 자는 중인으로는 이용겸(李用謙: 이합규)과 김심원(金深遠)이고, 양반 중에서는 정광수와 황사영 진사입니다.” 정복혜는 또 “이합규(李逵, ?∼1801)는 교주라 불렸고, 밤중에 혹 불러오기도 했습니다”라고 진술했다. 서울의 남자 교우 중에 서열이 가장 높은 네 사람 중 중인 신분으로 이합규와 김심원 두 사람을 지목했다. 그런데 막상 이합규는 교회사의 여러 기록에 누락되어 오늘날까지 실제.. 2021. 12. 17.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18) 뱅상 레브 신부의 중국 선교와 ‘익세보’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18) 뱅상 레브 신부의 중국 선교와 ‘익세보’ 가톨릭신문 2021-12-12 [제3273호, 18면] 격동의 아시아, 꺾이지 않은 펜의 힘… 선교의 새 장 열다 서양 선교사 ‘우월의식’ 벗어나 저술·출판 등 선교방법 제시 1915년 대중 종합일간지 창간 제국주의에 맞서 ‘정필직론’ 항일운동 직접 참여하기도 ‘익세보’ 창간호. ‘SOCIAL WELFARE TIENTSIN, 1915년(중화민국 4년) 10월 1일, 제1호’로 기록돼 있다. 뱅상 레브(Vincent Lebbe, 중국명 뇌명원(雷鳴遠)) 신부는 1877년 벨기에에서 태어났다. 레브 신부는 1888년 그의 나이 11세 때에, 중국 무창(武昌)에서 1840년 순교한 프랑스 라자로회 선교사 성 페르부아르(Jean-Gabri.. 2021.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