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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시인 / 4월 1일
나는 매일 매일 4월 1일을 살고 있네. 넘겨도 넘겨도 나의 달력은 4월 1일이 거짓말처럼 반복되지. 거짓말로 눈을 뜨고 거짓말로 배를 채우고 거짓말을 순산하는 그런 패턴이지. 처음으로 발설하는 이 고백만큼은 참말이네. 거짓말로도 한 생이 무사히 흘러가더군. 그런데 말이야, 무사한 만큼 매일 매일 패배당하는 것 같은 기분, 당신은 이해돼?
싫은 것을 좋다하고, 좋은 것은 싫다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억지로 가고, 싫은 사람 싫다 못하고, 좋은 사람 좋다 못하고 억지로 웃고, 억지로 울었지. 멍든 몸을 빌린 의상으로 가리고 연기하는 단역 전문 배우처럼,
나는 나를 빗나가네. 수천 개의 입술을 형광등 교체하듯 살고 있네. 몸과 마음에 거짓말을 버터처럼 처바르며 살고 있네. 내 생이 치렁치렁한 사방연속무늬 새빨간 거짓말이네. 한 번쯤은 탄로 날 만한데 두꺼운 분장 밑에 잠식되어가는 나의 맨얼굴. 치욕은 그런 것이더군 - 반성도 없이 하루가 가고 그런 내가 낯설지도 않는,
거짓말은 거짓말로 통하더군. 통이 점점 커지더군. 당신과 내가 같은 패거리이거나, 세상이 우리를 검은 페이지에 배치했거나, 세상과 내가 한통속이거나. 이상하지? 내 삶이 질 나쁜 스토리인데도 나는 날마다 무사하게 저녁에 도착하곤 하지. 내가 나를 밀어낸 자리, 거짓말은 거짓말을 비린내처럼 품어주고, 우리의 밤은 아침을 향해 검은 하수처럼 묵묵히 흘러가고,
뭐? 만우절을 위해 준비한 거짓말 아니냐고?
웹진 『시인광장』 2018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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