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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시인 / 빙하는 왜 푸른가
널 그리는 마음 빙하에 묻어두고
만년 설산 벼랑 끝 봉쇄수도원 되어 입도 지우고 귀도 지우고 몸도 지우고 형형한 눈으로 백만 광년 달려온 별 하나 하나 마다 네 이름을 심으리
혹, 어느 날 빙하 속에 묻어 둔 내 마음도 푸른 싹이 돋는다면, 별들 마다 심어둔 네 이름 눈을 뜬다면, 봉쇄수도원 돌 벽 어디선가 조그만 문도 열리리 배냇말로 첫 세상을 만나는 아기처럼
불러보고 싶어라 네 이름
시집 『빙하는 왜 푸른가』(문학세계사, 2019) 중에서
서대선 시인 / 너의 한 쪽 다리가 되어
불면과 신경안정제를 삼키며 신생의 말들을 찾아 푸른 돌에 이마를 찧는 사내
낡은 자켓 주머니 속 신경안정제 알마다 삐그덕거리는 불면의 말들
불면으로 갉아 낸 뼛속마다 다리가 세 개뿐인 말발굽 소리
절룩거리며 말들의 사막을 짊어지고 캄캄한 우주 건널 때
칸델라를 든 외눈박이 마음 다리가 세 개뿐인 너의 한 쪽 다리가 되어 은하수를 건넌다
시집 『빙하는 왜 푸른가』(문학세계사, 2019)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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